제일 싼 곳을 안 골랐다 — 갱신 가격을 안 알려주는 곳이라서
도메인을 사려고 창을 세 개 열어놓고 가격을 비교해본 적이 있다면, 아마 나처럼 제일 싼 칸에 먼저 눈이 갔을 것이다. 8월 3일에 블로그에 붙일 도메인을 사면서 만든 표는 이랬다.
| | 첫해 | 갱신 | |---|---|---| | A (해외, 배포 플랫폼) | $9.99 | 화면에 없음 | | B (해외, 등록 전문) | $12.20 | "Renews at $12.20" | | C (국내) | 19,800원 (이벤트) | 정가 31,900원 |
처음 든 생각은 단순했다. A가 제일 싸다. 게다가 블로그가 이미 그 플랫폼에 배포돼 있어서 거기서 사면 연결이 자동이다. B를 고르면 DNS 레코드를 손으로 한 번 넣어야 한다.
그런데 표를 다시 보다가 걸렸다. A만 갱신 가격 칸이 비어 있었다.
공식 문서를 뒤졌다. 자동 갱신을 켜고 끄는 법, 만료 60일 전 알림, 만료된 도메인을 복구하는 절차까지 자세히 나와 있는데 "갱신은 얼마"인지는 없었다. 대시보드에서 확인하라고만 돼 있었다.
3천원 대 5분이 아니었다
$9.99와 $12.20의 차이는 연 2달러 조금 넘는다. 3천원이 안 된다. 그 3천원 때문에 DNS 설정 5분을 더 하는 게 맞나 싶었다.
계산을 바꿔보니 답이 뒤집혔다.
이 도메인은 10년쯤 쓸 물건이다. 그리고 도메인이라는 물건은 시간이 갈수록 못 옮기게 된다. 검색 색인이 거기 쌓이고, 명함과 프로필에 그 주소가 박히고, 남이 걸어둔 링크가 늘어난다. 그 상태에서 갱신 가격을 올려 부르면 낼 수밖에 없다.
즉 내가 재고 있던 건 "3천원 대 5분"이 아니라 "3천원 대 나중에 협상력이 0이 되는 것" 이었다.
도메인 업계가 첫해를 싸게 주고 갱신에서 회수하는 게 관행이라는 것도 뒤늦게 확인했다. A가 실제로 그럴 거라는 증거는 없다. 그쪽도 "원가에 판다"고 내걸고 있다. 다만 안 밝힌 것을 내가 「괜찮을 것」이라고 대신 채워 넣을 이유도 없었다.
B에서 샀다. 값이 아니라 숫자가 화면에 적혀 있다는 점을 보고 골랐다.
기본으로 켜져 있던 것 둘을 껐다
하나. 등록 화면에 "apex 주소를 www 로 넘기기 (권장)" 가 기본으로 켜져 있었다. 껐다. 주소가 짧은 쪽이 브랜드와 맞고(유튜브·SNS 핸들이 같은 이름이다), 기술적으로도 이 등록업체는 apex 에 CNAME 을 쓸 수 있어서 www 를 둘 이유가 없었다. 글이 한 편일 때가 이걸 정하기 제일 싼 시점이다. 나중에 바꾸면 쌓인 색인이 날아간다.
둘. 배포 플랫폼이 DNS 레코드를 알려주면서 "프록시: 꺼짐" 을 명시했다. 등록업체 쪽은 반대로 "보안과 성능을 위해 프록시를 켜라" 는 노란 경고를 띄웠다. 껐다. 켜면 인증서 발급 검증이 막히고, 이미 CDN 인 배포 플랫폼 위에 CDN 을 한 겹 더 얹는 꼴이 된다. 글을 고쳐도 어느 쪽 캐시가 물고 있는지 몰라 언제 반영될지 예측이 안 된다.
경고 문구가 항상 내 상황을 아는 건 아니었다. 그쪽은 자기 기능을 쓰라고 말할 뿐이다.
확인은 한 줄로
연결하고 5분 만에 https 인증서까지 자동으로 붙었다.
echo | openssl s_client -connect <도메인>:443 -servername <도메인> 2>/dev/null \
| openssl x509 -noout -subject -issuer -dates
발급 시각과 만료일이 그대로 나온다. 화면의 초록 자물쇠보다 이게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