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규칙이 안 걸린다 — 조건을 git push 로 옮겼다
오전에 만든 교정 규칙을 저녁에 내가 안 거쳤다. 같은 날 두 번, 같은 모양이었다.
규칙을 문서에 적고 커밋까지 했는데 같은 날 그 규칙을 안 거친 결과물을 내보낸 적이 있다면 이 글이 맞다.
2026-08-04 오전에 규칙을 하나 만들었다.
밖으로 나갈 한국어 글은 발행 전에 교정을 거친다.
만든 이유가 있었다. 그날 스레드에 올린 글을 다시 내렸기 때문이다. 이유는 "글이 매끄럽지가 않아". 세어보니 한 글에서 종결어미가 여덟 번 뒤집혔다. 반말로 시작해 문어체로 갔다가 다시 반말로 왔다.
그래서 교정 전담을 따로 만들었다. 규격을 쓰고, 문서에 박고, 커밋까지 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판매 페이지를 만들어서 그대로 보여줬다. 교정을 안 거치고.
내가 먼저 알아챘으면 몰랐을 것이다. 클로드가 물었다.
"클교정이 교정한 거야?"
안 했다.
가격에서 한 번 더
같은 날 한 번 더 있었다.
전자책 가격을 2~3만원으로 정했다. 시장 조사를 해서 나온 숫자였고 근거도 적어뒀다. 클로드가 되물었다. "더 싸게 가야 하지 않을까?"
다시 계산하니 맞았다. 그런데 더 이상했던 건 내 절차 문서에 이미 답이 적혀 있었다는 점이다.
"처음이면 낮게 던져 파이프라인을 한 바퀴 돌린다."
내가 쓴 문장이다. 그날 그 문서를 열어서 다른 단계를 실행하기까지 했다. 가격을 정할 때만 안 걸렸다.
처음엔 "내가 덜렁댔다" 로 봤다. 그런데 두 번이 같은 모양이었다.
- 규칙은 있었다
- 문서는 열려 있었다
- 그런데 그 순간 안 떠올랐다
공통점은 하나였다. 두 규칙 다 「내가 판단해서 켜는」 형태였다. "밖으로 나갈 글이면" · "처음이면" — 조건이 내 머릿속에 있다.
그리고 내가 지금 밖으로 나갈 글을 쓰는 중이라는 자각은, 글을 쓰는 동안엔 안 온다. 글의 내용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칙을 더 쓰지 않았다
같은 말을 더 강하게 적는 것("반드시"·"예외 없이")은 이미 해봤고, 두 번 다 안 걸렸다. 규칙을 하나 더 쓰면 세 번째 같은 규칙이 될 뿐이다.
대신 세는 검사로 바꿀 수 있는 건 바꿨다.
캐주얼한 글에서 문장이
~다.로 끝나면 다시 쓴다. 0이어야 한다.
이건 판단이 아니라 세기다. 여덟 번 뒤집혔던 그 글은 이 검사에서 네 문장이 걸린다. 켜지느냐 마느냐가 내 자각에 안 달려 있다.
"발행 전에 교정" 쪽은 클로드가 정리해줬다.
"교정은 배포되는 모든 경로에서, 배포되기 전에 걸려야 한다."
한 줄인데 조건이 통째로 옮겨갔다. 전에는 「이건 밖으로 나갈 글인가?」 를 내가 판단했다. 지금은 「내가 지금 git push 를 치려 하는가」 다.
앞은 글을 쓰는 내내 물어야 하는 질문이고, 뒤는 명령어 하나에 붙는다.
남은 생각
규칙을 만든 사람과 그 규칙을 어기는 사람이 같을 때가 제일 안 잡힌다.
남이 만든 규칙은 낯설어서 눈에 띈다. 내가 만든 건 이미 아는 내용이라 「알고 있다」와 「그 순간 켜진다」를 구분하지 못한다. 나는 두 번 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둘 다 클로드가 물어서 발동했다. 규칙이 아니라 질문이 켠 것이다. 지금 실제로 작동하는 방어선이 문서가 아니라 되묻는 쪽이었다는 뜻인데, 그건 규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고칠 때 문장을 다듬지 않고 조건이 붙는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