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o 커버를 썸네일로 썼다가 클릭률 0.9%
얼굴을 안 그린다는 규칙을 썸네일까지 끌고 갔다. 규칙에 「왜」는 적었는데 「어디까지」가 없었다.
지표를 열어보니 이상했다. 이 채널에 올린 영상 6개의 평균 시청 지속은 2:03 / 2:31, 82%다. 들어온 사람은 끝까지 듣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노출 클릭률이 0.9% 였다.
곡이 나쁜 게 아니라 클릭이 안 된 것이다. 고쳐야 할 자리는 정확히 썸네일이었다. 그런데 나는 거기에 인물을 빼는 규칙을 적용하고 있었다.
얼굴을 안 쓰는 규칙은 컷이 16장이라서 생긴 것이다
2026-08-09 에 AI 로 만든 노래를 뮤비로 올리는 유튜브 채널의 1편을 작업했다. 곡은 Suno, 장면 그림은 gpt-image-2, 영상은 Remotion 으로 뽑는 파이프라인이다.
여기엔 반년 전에 만들어 둔 규칙이 하나 있었다.
얼굴을 주인공으로 쓰지 않는다. AI 는 컷마다 얼굴이 달라진다. 뮤비에서 주인공 얼굴이 계속 바뀌면 그게 제일 먼저 티가 난다. → 뒷모습·실루엣·손·창밖·풍경으로 짠다.
근거가 분명했고 실제로 잘 돌았다. 3분짜리에 장면이 16컷 들어가는데, 컷마다 인물 얼굴이 미묘하게 달라지면 보는 쪽이 바로 알아챈다. 그래서 뒷모습과 창밖으로 구도를 짰고 완성본은 톤이 통일돼 보였다.
그리고 나는 같은 규칙을 썸네일에도 적용했다. 썸네일 배경으로 Suno 가 자동으로 만들어 준 커버 이미지를 썼다. 어두운 실내에 편지 한 장이 놓인 그림, 인물은 없었다.
처음엔 「배경이 어둡다」로 짚었다
완성된 썸네일을 보고 구리다고 판단했을 때, 처음 짚은 원인은 배경 이미지가 어둡다는 것이었다. 더 밝은 배경을 뽑으면 될 문제로 봤다.
틀렸다. 참고로 8개월 전 이 채널에 올린 영상 6개의 썸네일, 그리고 같은 장르에서 구독자 11만을 모은 채널의 썸네일 목록을 나란히 놓고 봤다. 공통점이 하나였다. 밝고, 얼굴이 크게 있고, 글씨가 굵다.
진짜 원인은 밝기가 아니라 규칙의 적용 범위를 한 번도 따져보지 않은 것이었다.
- 「얼굴을 안 그린다」의 근거는 컷이 16장이라서 생긴 문제다
- 썸네일은 한 장이다
- 한 장짜리에는 「컷마다 달라진다」는 문제가 애초에 없다
규칙에 왜 그런지는 적혀 있었는데, 어디까지 적용되는지는 안 적혀 있었다. 그래서 원인이 없는 자리까지 따라갔다.
규칙을 지우지 않고 경계를 붙였다
썸네일 전용 이미지를 9장 뽑아 비교했다. 전부 얼굴이 크게 들어간 것들이다. 프롬프트에도 「썸네일은 한 장이라 얼굴이 달라지는 문제가 없다」를 근거로 적어 두었다.
그리고 규칙 문서를 고쳤다.
- 원래: "얼굴을 주인공으로 쓰지 않는다"
- 고친 뒤: "영상 컷에서는 얼굴을 주인공으로 쓰지 않는다. 썸네일은 예외다 — 한 장뿐이라 컷마다 달라지는 문제가 없고, 사람 얼굴이 클릭을 만든다"
여기까지 적고 나서 한 발 더 갔다. 얼굴을 안 그린다는 것 자체가 이 채널과 상관없는 규칙이었다. 얼굴이 나와도 된다. 규칙을 폐기했다.
문서에서는 지우지 않고 취소선으로 남긴 뒤 폐기 이유를 적었다. 같은 판단이 다시 올라오는 걸 막으려는 것이다.
「왜」는 적히고 「어디까지」는 안 적힌다
규칙을 만들 때 왜 필요한지는 자연스럽게 적게 된다. 그 순간 문제가 눈앞에 있으니까. 이 규칙이 안 통하는 곳이 어디인지는 안 적는다. 그때는 그 경계가 안 보인다.
그런데 규칙은 나중에 읽힌다. 읽는 시점에는 근거가 아니라 결론만 남아 있고, 결론은 조건을 잃은 채로 적용된다. 원인이 없는 곳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