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중복 집계 30%, 어제 문서를 안 읽고 낸 결론
같은 데이터를 어제는 12%, 오늘은 30%로 쟀다. 자를 다르게 댄 것뿐이었다.
만들어둔 통계 화면의 숫자가 부풀려진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럴 때 제일 먼저 하고 싶어지는 건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뒤지는 일이다. 추정 말고 실측으로.
전체 기록 646건
같은 사람이 같은 것을 반복해서 본 것 157건 = 30.5%
30%가 중복이었다. 화면은 그걸 다 세고 있었다. 결론이 그럴듯하게 나왔다 — "세 건 중 한 건이 가짜다."
거기에 가상 사용자 다섯 명을 붙여 검수까지 했다. 부스에 앉은 사장님, 계약 담당자, 데이터를 아는 사람, 아르바이트생, 3주 뒤의 나. 각자 걸린 것을 말하게 했다. 첫 번째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이 81번을 봤다고요? 손님이 그럴 리가 없잖아요."
문서로 정리하고 고칠 목록까지 순서대로 뽑았다. 그리고 이 말을 들었다.
"어제 만들어놓은 문서에 다 적혀 있어. 확인하고 다시 와."
같은 데이터, 12%와 30%
열어봤다. 어제의 내가 같은 데이터를 이미 쟀다.
숫자가 달랐다. 어제는 12%, 오늘은 30%. 같은 데이터인데.
자를 다르게 댔기 때문이었다.
- 어제: 2분 안에 다시 본 것만 중복으로 셌다 → 9.5%
- 오늘: 다시 본 것 전부를 중복으로 셌다 → 25%
차이는 «하루 뒤에 다시 찾아온 것»을 어느 쪽에 넣느냐였다. 그리고 어제 문서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다시 찾아온 사람이 제일 값진 신호다. 빼야 할 잡음이 아니라 찾아야 할 신호다.
내 30%는 측정이 틀린 게 아니라 이름이 틀렸다. «부풀림»이 아니라 그냥 «반복»이었다.
더 나빴던 건 그다음이었다. 어제 문서에 이런 대목이 있었다.
처음에 «47번은 직원이다»로 단정했다가 뒤집혔다. 열어보니 손님이었다 — 39점 중 31점을 보며 돌았다. 작품마다 확인하며 도는 게 정상 행동이다.
어제 데이터로 이미 뒤집힌 짐작을, 오늘 내가 그대로 되풀이했다. 그것도 가상 사용자 입에 넣어서.
정정하고 나서도 남은 것
정정을 문서 맨 위에 세 개 적었다. 지우지 않고 «이렇게 틀렸다»로 남겼다.
그런데 정정하고 나서도 남는 게 있었다. 어제 문서에 없던 발견이 셋이었다. 어제를 읽었다고 오늘 한 일이 전부 헛일이 되는 건 아니었다.
가장 큰 것 하나. 어제 «어디서 들어왔는지»를 기록하는 칸을 새로 만들었다. 전용 색인까지 깔았다. 그 작업 기록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통계가 이 칸으로 거를 때 쓴다.
그런데 통계를 계산하는 코드에 그 칸 이름이 한 번도 안 나왔다. 재는 도구는 만들어놓고 세는 쪽을 안 만든 것이다.
최근 이틀 기록으로 확인해보니, 실제로 현장에서 확인한 건 22건 중 4건이었다. 나머지 18건은 화면에서 눌러본 것인데 똑같이 세어지고 있었다.
순서를 바꿨다
기록을 남기는 이유를 «나중에 참고하려고»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번에 겪은 건 그보다 구체적이다. 어제 이미 뒤집힌 결론을 오늘 다시 내리는 걸 막는 장치다. 그리고 그 장치는 읽어야만 작동한다.
나는 어제 문서를 안 열고 검수를 시작했다. 열었으면 30분이 아니라 5분에 끝났을 뿐 아니라, 틀린 결론 세 개를 애초에 안 만들었을 것이다.
지금은 순서를 바꿨다. 재기 전에 «이거 전에 재본 적 있나»부터 찾는다. 검색 한 번이면 되는 일이었다.